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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 ‘혹부리 할머니집’ 어부들 안주로 출발

대한민국 원조를 찾아서


마산 아구찜


  경남 마산 시내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오동동 문화의 거리. 코아상가에서 해안쪽으로 내려가는 뒷골목에는 아귀찜 식당 14곳이 있다. 지금은 너비 8m의 소방도로가 나 있지만 예전엔 서너 명이 지나가기에도 비좁았다. 건물도 현대식으로 바뀌었지만 화끈한 매운맛으로 상징되는 ‘마산 아구찜’이 유래된 골목이다.

  1950년대 이곳에서 식당을 하던 ‘혹부리 할머니’가 마른 아귀에 된장.간장.콩나물.마늘.파를 넣어 어부들의 안줏감으로 쪄낸 것이 아귀찜의 시작이라고 전해진다. 이 아귀찜이 입소문 나면서 시민들이 자주 찾자 아귀찜 골목이 형성됐다. 혹부리 할머니는 다른 곳으로 이사 갔다.

  초기에는 고추가 들어가지 않아 매운 맛이 아니었다. 그때만 해도 아귀는 보기가 흉한 데다 그물에 잡히면 재수없다는 속설로 선창가에 그대로 버려졌다. 그 아귀를 농부들이 가져다 거름으로 사용했다.

  ‘마산 아구찜’이 매운맛으로 바뀐 것은 60년대 들어서다. 초기에 아귀찜을 시작한 식당들이 자극적인 맛을 요구하는 손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고추장을 넣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추장 사용은 오래가지 못했다. “고추장이 연탄불에 자꾸 탄다 아입니꺼. 솥 씻기가 힘들고 하니까 시어머니가 고춧가루로 바꾸더라고요.” ‘구강 할매 아구찜’ 김수일 할머니의 얘기다. 김 할머니는 65년 이 골목에서 아귀찜 식당을 연 시어머니에게서 식당을 물려받았다.

  아귀찜 식당들은 70년대 들어 마산수출자유지역과 창원공단이 번창하면서 마산 시내 곳곳으로 퍼져나가 200여 곳이나 됐다. 지금도 오동동을 비롯한 마산 시내에는 10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마산시의 조사 결과 현재 전국에는 2000여개의 아귀찜 식당이 있다.

  타 지역 식당들은 생아귀를 쓰지만 오동동 ‘아구찜 골목’에서만은 말린 아귀를 고집한다. 혹부리 할머니가 쓰던 말린 아귀를 지금껏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귀의 내장을 걷어내고 씻은 뒤 덕장에서 햇볕에 20여 일을 꼬들꼬들 말린다. 겨울에 잘 말려야만 여름에 벌레도 안 생기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 마산대 박우포교수는 “콩나물.고추가 조화를 이뤄내는 아귀찜은 술안주와 반찬으로 손색 없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귀찜 식당 주인들과 지역 인사들은 아귀의 발음과 비슷한 5월 9일을 ‘아구데이’로 선포했다. 아귀찜의 레시피(식재료를 포함한 조리법)와 퓨전요리를 개발해 해외 전파도 추진한다. ‘아구데이위원회’김삼연 공동위원장은 “매운맛을 순화시켜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매콤하고 담백한 요리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마산=김상진 기자

                                                                   2009년 3월 21일자〈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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