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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1582년 그레고리력 채택

  1582년 2월 24일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기존 율리우스력을 대신할 새 역법을 사용하라는 교서를 발표했다. 그 해 10월 4일(목요일) 음날을 10일 건너뛴 10월 15일(금요일)로 변경한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의 시작이다.

  역법을 바꾼 이유는 율리우스력의 오차 때문이었다. 율리우스력은 고대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해 도입됐다. 카이사르는 천문학 선진국이었던 이집트를 원정했을 때 로마의 역법체계의 문제점을 깨닫고 기원전 45년 1월1일 이집트 역법에 기초한 새 역법을 시행했다.

  그런데 율리우스력의 한 해 길이는 천문학적으로 계산한 1년 길이보다 11분 정도 길다. 이런 편차가 누적되다보니 16세기에 이르러서는 춘분이 무려 10일이나 앞당겨지는 현상이 생겼다. 춘분은 기독교도들이 부활절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날이었으므로 10일간의 오차는 매우 골치아픈 문제였다. 그레고리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레고리력을 즉각 시행한 나라는 단 4곳에 불과했다. 교황의 권위가 통하지 않는 개신교나 동방정교 국가들은 이를 거부하거나 무시했다. 개신교 국가들이 그레고리력을 받아들이는 데는 1세기 넘게 걸렸다. 러시아 등 동방정교 국가들은 20세기 초반까지 율리우스력을 썼다. 우리나라가 그레고리력을 채용한 시기는 갑오개혁 이듬해인 1895년이다.

  갑작스러운 ‘달력’ 교체는 세계가 바뀌는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저항은 당연한 일이었다. 민중은 지주들이 10일치 지대를 받아내기 위해 꾸민 속임수라고 생각했다. 개신교도들은 그들을 다시 가톨릭으로 개종시키려는 음모라고 두려워했다. 그레고리우스 13세가 개신교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대응 종교 개혁’을 이끈 인물이었음을 상기한다면 근거 없는 우려는 아니다.

그는 1572년 8월 가톨릭교도가 개신교도 1만여명을 죽인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 학살’이 일어났을 때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감사 기도를 드렸다.

  새 제도를 도입하는 데는 표면상의 이유 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는 법이다. 카이사르나 그레고리우스 13세가 그랬듯 새로운 달력은 권력자들의 야심의 산물이다. 권력자들에겐 자신의 이상을 구현할 새 부대가 필요하다. 왕조시대 왕들이 ‘연호’를 쓰고 북한이 ‘주체력’을 쓰는 이유이기도하다.

                                              김지우 기자

                                              2009년 2월 24일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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