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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09.03.03 10:43

리앙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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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앙쿠르

 

  19세기 중후반 태평양을 휘젓고 다닌 배는 다름 아닌 포경선들이었다. 지금은 국제조약까지 만들어 고래잡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고래는 최고가 교역 품목이었다. 특히 최고급 향수의 원료가 되는 용연향과 품질 좋은 기름을 몸에 듬뿍 품고 있는 향유고래는 포경선들의 집중 표적이었다.

  일본 본토에서 남쪽을 1000㎞떨어진 오가사와라제도는 당시 고래잡이의 전초기지로, 요긴한 위치 때문에 미국과 영국이 함께 눈독을 들였다. 선수를 친쪽은 자국영토라고 새긴 돌비석을 세운 영국이었다. 이어 미국의 매튜 페리제독이 일본으로 향하던 도중 이 섬에 상륙했다. 함포 외교로 일본을 굴복시켜 개항으로 이끈 바로 그 페리 제독이다. 그는 자국의 고래잡이 배들에 석탄을 공급하는 저탄소를 세우기 위해 오가사와라 총독을 임명하고 영유권을 주장했다. 외교 교섭끝에 이 섬이 1876년 일본 영토로 낙착된 것은 어부지리의 산물이었다. 영? 미가 서로 상대방에 줄 수는 없다는 속셈에 일본의 영토 편입을 양해했던 것이다.

  당시 서구 열강의 포경선들은 동해에도 자주 출몰했다. 최근까지 울산 장생포항이 고래잡이 전초기지로 유명했고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고래고기를 사먹을 수 있었던 점으로 보면 동해 바다 속에도 많은 고래가 살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승정원일기’ 등 조선 후기 기록에 따르면 양양 앞바다와 울릉도, 독도 등에 이양선이 나타났다는 보도가 조정에 잇따라 올라왔다.

  그 이양선 중 한 척이 1849년 동해까지 흘러 들어 온 프랑스의 포경선 리앙쿠르 호였다. 이 배의 선원이 독도를 서양 세계에 가장 먼저 알렸다. 그 바람에 독도에 ‘리앙쿠르 암석(Liancourt Rocks)' 이란 이름이 붙였다. 리앙쿠르란 이름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에 진주한 연합국 사령부의 포고령 등 공식 기록은 물론 지금까지도 서양 지도나 문서에 널리 쓰인다.

  독도도, 다케시마도 아닌 리앙쿠르 표기는 독도의 귀속에 관해 그나마 중립을 지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엄연히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지금껏 잘 써오던 ‘독도’란 분류 주제어를 ‘리앙쿠르’로 바꾸려던 미 의회 도서관의 계획이 한국계 사서김한씨의 노력으로 보류된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진행되도록 우리 정부가 무슨 노력을 했었는지를 생각하면 김씨의 고군분투에 마냥 박수만 치고 앉아 있을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나 리앙쿠르란 어정쩡한 이름을 방치해 둘순 없다. 독도는 어디까지나 독도일 뿐이다. 독도영유권 강화 대책도 제 이름을 되찾아 주는 일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예영준 정치부문 차장

                                      2008년 7월 21일 중앙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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